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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돌 거울

 

 

돌 거울

 

 

칙칙한 돌이 거울이 될 수 있을까

바위를 도끼로 깬 후 조각을 큰 칼로 갈아내고

풀과 나무로 닦고 또 닦고

반질반질

그런데 왜 얼굴이 안 보인다냐

 

 

 

 

돌 거울에 작은 초승달도 안 들어가 있는데

어찌 마음을 비쳐 볼 수 있으랴

세상의 이치는 돌 속에서 또 어떻게 알아보랴

무심한 돌

가만히 있는 둘에게 왜 자꾸 시비를 거는가

 

 

 

 

돌이 거울 되는 것은 아주 쉽다

물 한 방울이라도 담기면

바람만 가까이 와 주지 않을 땐 조용한 거울이 되어

얼굴 비춰준다

자신 있게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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