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담에 숨어있는 역사
삶과 죽음 사이에 만들어진 경계선
넘나든 이 누구일까
사연이 있었기에 역사도 있고 전설도 전해지고
후세로 이어지는 상징인 듯
비석의 글자는 희미해지고
돌로 된 수호 석물도 비바람에 깎여 분간 못할지라도
무덤의 울타리는 역할 준수
굳건히 지켜왔다
그래서 긴 시간 무슨 무슨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데
어떻게 읽어야 할까
비밀의 공간에 들어 있는 사연은 입에서 입으로
그러나 이젠 바람도 잊었다고 하더라!
산담; 제주 지역의 무덤 주위로 네모지거나 둥글게 둘러싼 돌담을 말하며 무덤이 망자의 집이라면 ‘산담’은 망자의 집 울타리인 셈이다. 산담 한쪽에는 신이 드나드는 출입문인 ‘시문’을 만들었다고 하는 등 사연이 많이 들어 있다.
‘산담’은 제주도에 돌이 많아서 무덤을 팔 때 나온 돌들을 그 옆에 쌓아 놓다 보니 생겼다는 말도 있지만 긍정적인 해석으로 영혼의 영역을 구획하는 한편 소나 말의 침입을 막기도 하고 목초지의 진드기 등을 제거하기 위해 불을 놓을 때 화입 방지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