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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수행 중인 중대가리

 

 

수행 중인 중대가리 

 

 

머리카락은 번뇌의 풀 

있으면 안 되기에 

삭도로 자르고 면도기로 밀고 

거울처럼 반질반질 

 

 

 

 

살아 있으면 자라나는 것은

중생의 머리카락

세속과의 인연을 끊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일까

 

 

 

 

비웃고 있는가

구슬 같은 머리 위에서

백팔가지 번뇌 다시 생기니

웃기게도 보이겠지

 

 

 

 

중대가리 소리 듣는 것도

수행 중의 하나라

고운 구슬꽃으로 바뀔 때까지

일념으로 정진할 뿐이다.

 

 

 

중대가리나무; 우리나라에 1종 1속밖에 없는 희귀하면서도 학술상 중요한 가치를 지닌 식물로서 제주도 남쪽 산기슭에 분포한다. 꽃 모양이 스님의 머리를 닮아 중대가리나무라 불리고 한자로는 승두목이라 하였는데 이름이 점잖지 못하다 하여 구슬꽃나무로 개명했지만 여러 자료에는 여전히 중대가리란 명칭으로 등록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줄기와 꽃을 사금자라는 약제로 삼아 장염, 설사, 습진, 외상, 출혈 등에 사용했다고 한다. 꽃말은 "겸손"

 

 

<중대가리나무는 구슬꽃나무로 바꾸고 있지만 중대가리풀은 그냥 모른척하는 신세가 되어 있다.>

 

 

중대가리풀; 길가, 논둑, 빈터, 습지 등 각지에서 자라는 여름형 한해살이풀로 토방풀, 땅과리 등의 이명도 있는데 중대가리라는 이름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덩치가 큰 중대가리나무는 구슬꽃나무로 개명되었지만, 꽃이 깨알만 한 이 존재는 아직도 그대로다. 눈병, 콧병, 목병 등에 효능이 크다고 하나 별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한방에서는 아불식초(거위조차 먹지 않는 풀)라는 약명으로 감기 등에 처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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