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자세
세상을 지배하는 시간이 멈추니
과거도 현재도
번개의 찰나에 불과하고
지금 여기엔 존재조차 있는 듯 없는 듯
모든 것은 실체이면서도 허상
하늘에 별이 몇 개
한 손바닥에서 나는 소리 들으려
안팎으로 쪼는 순간
죽비 떨어지는 소리가 허공으로 빗나가니
문 없는 문을 두드리며
헐
선방에도 밤과 낮이 구분될까나
창밖에 이슬 내리는 소리가 요란할 때
뜨거운 가슴으로
바람 앞에 맞서던 그 당시의 정열은
미련에 대한 사랑이어라
흔들리는구나
흔들리지 않는 것 같은데도 흔들리는 듯
몸은 돌이 되어도 마음은 갈대
아직도 잡념이 많은 탓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없어야 한다는데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