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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바위의 목욕 시간

 

 

바위의 목욕 시간

 

 

산등성이에 살면 그러려니 하련마는

계곡에 있으면서도

오랜 기간 언제나 물을 그리워해야 하는 처량한 신세

건천의 바위들이라

 

 

 

 

그래서 장마철이 되면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우선 일제히 함성을 지르고

샤워장에서 흥얼거리는 인간의 콧노래 흉내도 내보고

때 미는 소리는 조용조용

 

 

 

 

내일이면 또다시 적막과 공허함이 찾아올 것

즐거운 시간은 잠깐뿐이니

박자 곡조 무시하고 그냥 목 놓아 노래 부르자

생각 있는 바위여!

 

 

 

 

제주도의 계곡은 건천이라서 대부분 물이 흐르지 않고 있다가

장마철이나 태풍이 오면 큰 물이 흐르게 되는데

이럴 때 동네 사람들은

"내창 터졌다"고 한다.

 

 

 

 

그래서 엉또폭포 같은 평소에 보이지 않던 이름 없는 폭포 모습이 상당히 많이 보이며

모처럼 바위의 목욕 시간도 된다.

 

 

 <아이 시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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