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바위
유유
모진 시련을 겪을 준비가 되어 있다
구르고 또 구르면서
부서지고 깨지고
모래 한 톨
더 나아가 한 줌 흙 알갱이가 될 때까지
역경과 고난의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
단단히 각오한 바위
수천 년 아니 수천억 년
쉼 없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련만
지금 당장은 이끼 빌려다가 치장도 하고
나무에게 몸도 내어주고 싶은 맘
조금 근지럽긴 하지만
벌레도 개미도 물벼룩도 모두가 친구
억척스레 버티고 있는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