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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바람난 여인 아닌데

 

 

 

 

바람난 여인 아닌데

 

                                    유유

 

 

말 만들기 좋아하는 인간들

고개 숙인 채 꼭 닫아 놓고 있던

꽃 문이 열리니

신났다

치마를 활짝 들어 올린 바람난 여인이라고

 

 

 

 

 

 

 

 

밤에는 빗장 단단히 채우는 것이 기본이고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기온이 내려가도

비 오는 날은 물론 가랑비만 내려도

꽃 문을 닫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존재

 

 

 

 

 

 

 

 

바로 지조의 여인이요

정절을 지키는 순박한 시골 처녀의 모습인데

웃기는 소리

한낮 잠깐 벌 나비 불러 모으려 춤 한 번 추니

어쩌고저쩌고

 

 

 

 

 

 

 

 

세상 다 그러려니 하면서도

좀 껄쩍지근하다

조용한 산속 생활이야 언제나 외롭기도 하지만

새 소리 벗하며 살면 되거늘

인간들은 왜 자꾸 아는 척 접근하는고!

 

 

 

 

 

 

 

 

얼레지; 높은 지대의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가재무릇이라고도 한다. 잎이 얼룩무늬가 있어서 얼레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무늬가 없는 잎도 있다. 땅속 깊이 들어가 있는 비늘줄기에서 잎이 나오고 잎 사이에서 긴 꽃줄기가 올라와 1개의 꽃이 4~5월에 핀다. 꽃은 땅을 향해 닫고 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짝 꽃잎을 젖힌다. 색은 연한 자주색이 기본이지만 흰색과 분홍색 또는 노란색까지 있다. 산에 사는 사람들은 잎을 나물로 먹었다고 하며 비늘줄기인 뿌리는 다양한 약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꽃말은 질투, 바람난 여인

 

 

 
 
 

<5월 초 함백산 만항재의 얼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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