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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담벼락 곁에 서있는 여인, 접시꽃

 

 

 

담벼락 곁에 서 있는 여인, 접시꽃

 

                                                        유 유

       

이제 오시려나 저제나 오시려나

석양의 붉은빛이 얼굴에 비치면 언제나 한결같이 

담벼락 곁에 서서 출근했던 남편 기다리는 여인

 

왜 이리 늦는가 무슨 일은 없는가

먼저 오는 아이 붙잡고 우리 애들 못 봤느냐고 하면서

동구 밖 길가에서 자식 기다리는 여인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고운 옷 차려입고 환한 웃음 웃으면서

대문 밖에 나와 손님 맞이하는 여인

 

온 종일 밭일에 고생하셨습니다

어르신들 어서 세수하고 저녁 드셔야 한다면서

마당 한켠에서 수건 들고 서 있는 여인

 

문지기 임명받은 주어진 운명

내 집 내 가족이 있는 날까진 

집안 지키며 본분 다하는 그 여인 닮은 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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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일일화, 황촉화로 불리다가 근래에 접시꽃으로 불리는 꽃으로 촉규화를 비롯해 덕두화, 접중화, 단오금 등 많은 이름이 있다. 흔히 길가나 빈터에 자생하며 높이 2.5m에 이르는 정도로 높게 자란다. 붉은색, 연홍색, 노란색, 흰색 등 꽃 색깔뿐만 아니라 겹꽃 등 모양도 다양하게 개발되는 추세다. 한방에서는 대하, 소변 곤란, 자궁출혈 등 주로 부인병 치료에 사용했고 얼굴의 주근깨나 술로 인한 코끝 붉은 반점을 없앤다고도 한다. 할아버지로부터 문지기 역할 부여받아 다른 꽃들이 다 떠나도 끝까지 집을 지켰다는 전설과 세상이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한 최치원의 시가 전해져 내려온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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