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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순진한 각시족도리풀

 

 

 

 

순진한 각시족도리풀

 

                                    유유

 

 

본래는 가련함의 표징

함부로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여인들의 머리를 누르며 정숙을 강요했던 족두리

 

 

 

 

 

 

 

바르르 떨리는 떨잠의 고상함과 멋도 달려 있었고

시집가는 새색시의 수줍음도 숨겨져 있었지만

여자의 과시욕이 물의를 야기

 

 

 

 

 

 

 

 

어느 순간 지위와 부귀를 뽐내는 상징물이 되더니만

허영이 지나쳐 왕관 흉내까지 내다가

매서운 채찍을 맞고 산속에 버려지게 된 운명

 

 

 

 

 

 

 

 

 

그런저런 사정을 알 리가 없는 각시족도리풀은

숲속에서 밝고 순박한 웃음 지으며

요즘은 고개 숙이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고 한다.

 

 

 

 

 

 

 

 

족도리풀; 쥐방울과 소속답게 쥐방울만 한 통꽃이 달리는 산속의 약초이다. 크고 넓은 잎을 들춰야 족두리 닮은 보라색 꽃을 찾을 수 있는데 대부분 꽃이 벌과 나비를 매개체로 하는 데 반해 족도리풀은 땅 위에 사는 딱정벌레를 매개 곤충으로 삼기 때문에 땅에 바짝 붙어 꽃 머리를 아래로 늘어뜨린다. 그런데 각시족도리풀은 꽃 머리를 들고 색깔도 밝은 편이며 꽃받침통의 갈래 조각이 완전히 뒤로 젖혀지는 특성이 있다. 꽃말은 "모녀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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