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목 지팡이
유유
바람이 지나가고 세월이 바뀌는 전환기
높은 산의 큰스님에게서 선물 받은 마가목 지팡이를 짚고
허리 굽은 노인이 가뿐하게 일어서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어디 가서 마가목 차 한잔할까나
중년 이후엔 힘이 떨어진 채 심장의 불기운만 강해 혈압이 오르고
불을 꺼줄 신장의 기능은 반대로 약해지니
오행 중의 물인 마가목으로 오장의 불을 제어해야 한다고
노인은 스쳐 가는 바람의 맛을 음미하면서
게으름을 모르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자신감 있게 살았는데
세월은 다리를 약하게 하고 허리도 숙이게 했다면서
그나마 지팡이가 병을 다스려 다행이라고 한다
지구를 두드리는 마가목 지팡이 소리에 개미는 피하고
힘껏 내뱉는 장탄가를 암벽이 화답하는 가운데
어디론가 향하는 노인의 발걸음엔
인생을 달관한 담담함이 가득 담겨 있는 듯했다.
마가목; 해발 1,000m 이상의 산지에서 자라는 낙엽 소교목으로 높이 8m 정도로 자라나 고산지대에서는 2~3m의 관목 상으로 자란다고 한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 겹잎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 복산방꽃차례를 이루며 흰색으로 핀다. 열매는 둥글며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마가목이란 이름은 새순이 말의 어금니 모습인 馬牙에서 나왔다고 한다. 한방에서 나무껍질은 丁公皮라는 이름으로 열매는 馬家子라는 약명으로 기관지염, 위장병, 허약 체질, 흰머리 방지 등에 처방했다고 한다. 특히 마가목으로 만든 지팡이는 신경통이나 관절염과 각기병에 좋다고 알려져 ‘마가목 지팡이만 짚고 다녀도 굽은 허리가 펴진다.’는 말도 그래서 생겼다고 한다. 목재는 단단하고도 탄력이 좋아 고급 공예품을 만들고 연장 자루로 쓴다. 차와 술의 재료도 된다. 꽃말은 “게으름을 모르는 마음”, “조심,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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