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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맥문아재비 존재감

 

 

 

 

 

맥문아재비의 존재감

 

                                   유유

 

 

 

아재비 소리 들을 때의 슬픔

 

사람만이 존재를 과시하고 싶을까

동물은 물론이거니와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들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

그 애절함을 알까나

 

 

 

 

 

 

 

 

 

 

멋진 특기와 강한 무기를 갖고 있음에도

빌어먹을 때와 장소가 안 맞아

천덕꾸러기 취급받을 때의 허탈감이란

차라리 돌이 되고 싶은 심정

 

 

 

 

 

 

 

 

 

 

 

겨울을 기다린 맥문아재비

삭막한 산기슭 앙상한 나무 밑에서

우아하고 풍성한 푸른 이파리의 곡선을 그리고

코발트 빛 광채의 보석 매달곤

이젠 아재비 같은 소리 집어치우라고 한다.

 

 

 

 

 

 

 

 

 

 

 

맥문아재비; 제주도 및 남부지방 저지대나 산기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왕맥문동으로도 불린다. 이파리가 맥문동을 닮아서 아재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나 보라색의 맥문동 꽃과 달리 7~8월에 하얀 꽃을 피우고 가을의 열매도 검은색이 아니라 남보라색이어서 겨울철 눈이 내렸을 때 코발트 빛깔의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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