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의 밤일엽/유유
바람이야 있든 없든 푸른 흔들림
몇억 년을 살아왔을까
바윗덩어리 틈바귀에 얽힌 진한 사랑의 몸부림
이젠 미련이란 단어 잊었다
낱장 한 장 한 장에 새겨진 설화
해독할 이 누구 없을까
음습한 곳에 가득 채워진 험한 전쟁의 내력
이젠 생존이란 말도 없다
물 흐르는 소리라도 들어 봤으면
곶자왈에 사는 신세
왜 그런지 요즘엔 낮달이 자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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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일엽; 제주도 곶자왈 그늘진 바위틈에 사는 고란초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다. 양치식물로 포자번식을 하지만 땅속뿌리가 옆으로 뻗으며 밤나무 잎같이 생긴 넓은 이파리 한 장씩 드문드문 나오기도 한다. 잎의 색이 진해 '먹물에 담근 듯한 녹색'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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