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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조-삶

밤길을 걸으며

 

 

 

밤길을 걸으며/유유

 

도깨비불

예전엔 그랬다

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져 내리고

산 중턱쯤인가

짐승의 두 불눈이 서서히 움직일 때

작은 빛이 모여 춤추는

그것은 분명 도깨비불이었다

 

도시엔

도깨비들이 살지 않는다

냄새도 나고 도깨비보다 더 시끄럽고

그래서 산속 깊이 숨어 버렸다

대신   

로버트 도깨비들이 모여서

인간이 시키는 대로 불을 켠다

 

요즘의 밤길은

마실 다니는 밤 길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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