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편지 보낼 곳이 없네요!
유유
세상이 그렇게 변해 버렸지요
편지지가 없어서
창호지 뜯어서 깨알같이 작은 글씨 쓰고
멍개잎으로 엽서 대용하던
그런 날들이 있긴 했었겟지만
지금은 편지나 엽서 같은 것 필요 없다네요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가서
서신을 전달해 주기도 하였다고 하던데
지금은 웃기는 얘기
지구를 손바닥에 넣고 굴리는 시대라
그런 것 다 필요 없다네요
우체통이 보이네요
비록 작기는 하지만 빨간색이 눈에 뜨이는
작은 입 벌린 상자가 있네요
그렇지만 그 속에 넣어 줄
편지를 쓸 수 없어 미안스런 마음만 드네요
편지 보낼 곳이 없어요
사람들이 마음 전해 줄 그런 대상이 없어지니
우체통도 작아지고
주변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나 보아요
멀쭉이 서 있는 모습만 안타깝지요
그러나 비록 종이에 쓰는 글은 아닐지라도
전해주고 싶은 느낌 만들어
하늘길 다니는 구름 위에 던져 놓던가
바다에서 방황하는 파도에 맡기던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바람에게 부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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