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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조-삶

오름 정상에서의 물 한잔

 

 

 

오름 정상에서의 물 한잔/유유

 

작은 최선이라도 족하다

이만큼

할 수 있는 만큼 했다면

그 자체가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태산준령에서만 천하가 보일까

올망졸망 오름 정상에서도

물맛의 오묘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존재의 확인

숨을 크게 쉴 수 있게 된단다

 

높고 낮음은 부질없는 비교

감정에 불을 지펴

상처의 고름만 더할 뿐임에도

끊임없는 경쟁심은

고농도 항생제를 필요하게 만든다

 

뒷동산 같은 오름 오름에

무엇을 더 바라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

그냥 정상에 올라

물 한잔이면 족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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