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2022. 7. 8.
타래난초의 수줍음
타래난초의 수줍음 유유 풀 속에 조용히 숨어서 남의 시선 받을세라 곁의 풀잎으로 얼굴 살짝 가리고선 웃는 듯 마는 듯 그윽한 미소 짓고 있구나 앞으로 나서도 보고 싶고 무슨 말이라도 하며 소리도 듣고 싶지만 부끄러운 마음만 가득 옆으로 뒤로 빙빙 돌고 봉 잡고 오르락내리락 힐끔거리네 그렇게 기다리던 순간이건만 손발이 떨리고 가슴은 방망이질로 요동치며 두 뺨만 분홍빛으로 물들인 채 정신을 차릴 수 없어라 풀밭에선 자태가 곱고도 고상해야 난초라고 인정받는다는 말 잊지 않았으면서도 타고난 수줍음을 어쩔 수 없어 실타래꽃이 되어버렸다. 타래난초;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양지바른 잔디밭에서 많이 발견된다. 투구처럼 생긴 작고 앙증맞은 꽃이 나사 모양으로 꽃대를 돌아 올라가면서 피운다. 전설에는 망자의 영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