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노랫말
2022. 12. 21.
눈길 산책
눈길 산책 백지의 세계에선 누구나 백치 된다니 눈 쌓인 길 걸으며 생각을 비워볼까나 해탈은 못 할지라도 철학잔 될 것 같아 눈이 오면 뛰쳐 나가 동심을 찾아보자 눈 내린 산책로엔 간밤의 흔적이 숨어 하나둘 찾으면서 발걸음 수 잊게 되고 저절로 채워지는 책장의 빈 노트에는 가식을 벗어버린 알몸이 들어 있구나 하얀 눈 밟을 때는 뽀드득 소리 났는데 이제는 안 들리는 어릴 적 옛날이야기 흙 위에 쌓여 있는 그런 눈 아닐지라도 마음으로 들어보자 눈 요정 합창 소리를! 신제주에 조성된 한라수목원의 산책길은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다. 시끌벅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막을 나타내는 고요함도 없다. 늘 적당함이 자리 잡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겨울철 눈이 오면 노루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을 벗겨내고 풀을 찾는 모습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