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2023. 12. 17.
서리 맞은 광대나물
서리 맞은 광대나물 이른 봄날 농촌의 땅바닥을 장식할 때 그랬었다 이런 꽃이 있었든가 하고 말이다 어떤 곳엔 지천으로 널려 있으면서도 눈길조차 못 받았다 그냥 잡초려니 했을 뿐이다 이런 저런 잡풀들이 점점 자라게 되면 존재는 더욱 숨어 버리게 된다 땅에 붙어 있어야 하는 작은 키만 한탄한다 그 잘난 식물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한 가을에 다시 눈에 뜨이다가 서리 맞은 겨울에 확실히 빛이 나기 시작하니 봄철 안 봐 준 모습 확인시켜주려 하나 보다 어느 누구든 역시 촌스런 꽃 모습이라 폄하해도 무관하다 나름대로 멋을 꾸며 보았다 계절 잃어버린 치매 식물들 속에 넣어도 무시해 버린다 유행 따라 산다고 하면 그만이다 점차 자세히 살펴보려는 시선만을 즐기면 된다 촌스러우면 어떠랴 촌에서 살면 촌스러워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