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타리
봄에는
아무도 모르게
살금살금 줄기 뽑아
이 나무 저 나무에 촉수 걸친다
여름에는
심심 야밤에만
눈빛 새하얀 면사 꽃 입고
하늘에서 내려온 듯 무용을 한다
가을에는
힘이 다 빠져
보기 흉한 옷가지와 장신구
은근슬쩍 버리고 시치미 떼고 있다
겨울에는
주변이 트이니
노오란 열매 줄줄이 달고
나 그동안 여기 있었네 자랑을 한다
하늘타리 꽃은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취하는 행실머리 밉살스러워
나무도 풀도 외면하는 모양이다
유유 시집 <습작노트> 속에서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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