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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노랫말

도시락

 

 

도시락

 

 

먼 길 떠나는 나그네의 보따리 속엔

주먹밥이 들어 있었다

반찬은 고사하고 시커먼 보리밥 뭉쳐서 만든 덩어리

소금이라도 묻어 있으면 만족이요

시냇물 흐르는 물가라도 자리 잡으면 행복이었다

 

 

 

 

학교 끝나서 돌아오는 아이들 등엔

빈 벤또가 메어 있었다

반찬통 하나 하고 숟가락 하나가 양철통 안에 들어가

달릴 땐 요란한 소리 기쁨이요

무한한 가능성 역동성과 희망을 주는 상징이었다

 

 

 

 

여럿 모여서 근무하는 직장 점심은

도시락 집합 시간이었다

각자가 싸 온 반찬통 내놓고 부인들 음식 솜씨 자랑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이요

나라와 사회가 발전하는 원동력이며 체력이었다

 

 

 

 

이젠 누가 음식을 갖고 다니겠는가

식당이 모든 것을 해결

그래도 도시락 먹고 싶으면 편의점의 플라스틱 판때기

옛 추억도 낭만도 멍텅구리요

식중독이니 위생이 어떻고 인간미는 사라졌다.

 

 

 

도시락; 점심밥을 넣어서 다니는 그릇 또는 점심밥의 통칭으로 쓰기도 하고 식기나 밥통을 말하기도 한다. 옛날에 먼 길 떠나는 길손은 점심을 위해 주먹밥을 싸 갖고 떠났고 농부의 새참이나 양반들이 나들이 갈 땐 동고리라고 부르는 왕골로 만든 바구니에 음식을 넣어서 갖고 나갔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양철통으로 만든 벤또가 나와 학생들이 갖고 다녔으며 해방 후에 도슭이란 옛말에서 나온 도시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시락은 주로 학교 학생과 직장인들이 사용하다가 보온 도시락 시대를 거쳐 학교 급식과 식당으로 인해 지참물이라는 특징은 사라지고 이젠 편의점에서 플라스틱 판때기에 담긴 1회 용 음식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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