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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돌탑이 서 있는 곳

 

 

돌탑이 서 있는 곳

 

 

탑은 무너지면 안 된다고 하던데

꼭 넘어질 곳에 서 있다

그것도 흙이나 나무로 만든 탑이 아니고

가장 단단한 돌로 쌓은 탑은

더욱 쉽게 쓰러지련만

 

 

 

 

작은 새가 조심한다고 해도

개미가 모래 한 알만 빼내도 붕괴하고

바람의 치맛단이 스쳐도 넘어지며

천둥소리엔 놀라서 저절로 까무러치는

위험을 즐기는가

 

 

 

 

그래서 그런지 돌탑은 쓰러질 곳에 서 있다

비바람 가리는 실내는 안 되고

바닷가나 산꼭대기 또는 광활한 벌판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인간의 작은 소망을 위해 봉사활동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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