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건천
유유
목마르다
지난여름엔 장마니 태풍이니
그런 말 많이 안 들어서 좋은 줄 알았더니만
가을 가뭄이라고
바짝 마른 계곡의 바위가 경고를 보낸다
바위도 늘 젖어 있어야 좋을까
계곡엔 물이 흘러야
주변의 나무들이 신이 나서 흔들어 대겠지만
마른 바닥의 돌과 바위가
인간 걱정을 해 주다니 우습다
저 아래 사는 사람들은 아직 가뭄을 모르겠지
뒤늦게 물을 찾으려고
땅을 파다가 손톱이 망가지고 피가 날 때야 비로소
건천의 경고음을 깨닫게 되겠지만
어쩌랴!
<가을 가뭄도 겨울 가뭄도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