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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낙엽의 선택

 

 

낙엽의 선택

 

                                      유유

 

태어날 때부터 어느 나무의 잎이 되기로 선택했을까

나뭇잎의 모양은 어떤 형태로

크기는 얼마만큼

달리게 되는 나뭇가지의 높이는 어느 정도로 결정했을까

 

 

 

 

가을이 되면 색깔이 다른 옷으로 변하도록 작심했을까

빨간색과 노란색과 주황색은 어떤 기준으로

물감은 어디서 확보하여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알고 있을까

 

 

 

 

매달린 나무에서 떨어지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을까

강제로 떼어 내는 바람이 미울까

미련을 도와주어 고울까

나무와 헤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 싶기는 할까

 

 

 

 

떨어져 가야 하는 곳을 미리 선택할 수는 있었을까

땅바닥에 떨어져 구르는 것이 좋을까

물 위로 떨어져 맴도는 것은 어지럽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밟히고 깔리는 것도 봉사 정신이 될까

 

 

 

 

긴 세월 흐르며 그 많던 낙엽은 다 어디로 갔을까

흙이 되고 재도 되고 먼지로 변하는 방식도 결정했을까

낙엽도 환생이 가능할까

무엇으로 선택하여 우리 곁에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나뭇가지로 다시 돌아간 듯 한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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