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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다랑논의 우렁이

 

 

다랑논의 우렁이

 

                                                 유유

 

올라갈 때는 이마가 땅에 닿았고

내려갈 때는 엉덩이가 바닥에 끌리는 산비탈

경사도란 말은 몰랐는데

 

지게 작대기는 늘 힘들어 쉬어가자고 하건만

울 아부지는 못 들은 척

발걸음 한 박자

숨 쉬는 호흡은 두 박자

어찌도 그리 쉽게 오르내렸단 말인가

 

다랑논에 사는 우렁이는

세상이 넓고 좁음을 왜 따질까 비웃다가도

물이 마를까 조바심

왜가리 우는 소리 들리면 땅 파기 정신없다.

 

 

 

 
 

다랑논  비탈진 경사면을 개간하여 계단식으로 조성한 좁고 긴 논.

산간 지역은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 쌀농사를 짓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 비탈진 경사면을 계단같이 깎아 여러 층의 평지 구간을 만들어 벼를 경작하는데, 이렇게 계단식으로 된 좁고 긴 논을 다랑논 혹은 계단식 논이라고 한다.

지형 특성상 다랑논에서는 농기계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외에 여러가지 장점도 있다. 먼저 강우나 유수를 저장함으로써 홍수를 예방하고 조절하는 기능이 있고, 강우에 의한 토양침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다양한 미생물과 곤충 등이 서식하는 공간으로의 생태계가 유지되며, 여름철에 논의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 온도를 일정부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다랑논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각국에서 활용되어 왔다. 이 중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다랑논은 필리핀 루손(Luzon)섬 북쪽에 위치한 코르딜레라스(Cordilleras)의 계단식 논이다. 해발 1,000~1,500m의 고지대에 위치하는 이곳의 모든 다랑논을 이으면 2만km가 넘는데, 이는 지구 반 바퀴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한다. 코르딜레라스의 다랑논은 2천여 년에 걸쳐 인간이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이루어 낸 산지 농경의 생활양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랑논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우리나라도 강원도를 비롯해 산이 높은 시골의 산골짜기 중심으로 다랑논이 군데군데 많이 있었으나

전체 면적이나 논의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었고 그나마 요즘엔 벼농사 짓는 가구가 줄어들다보니 거의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다만 경상남도 남해 가천의 다랭이마을이 2005년 명승 제15호로 지정되면서 다랑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남해도의 다랭이마을에 들려 민박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서울 도봉산 무수골 등 남아 있는 다랑논에 대해 점점 많이 알려진다고 한다.

 

 

다랭이마을엔 탐방로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돌아 보기 편하게 되어 있다.

 

 

다랑논이 많은 곳은 대부분 깊은 산속의 골짜기이지만

남해 가천마을은 섬의 절벽에서 살다보니 배를 댈만한 지역이 없어 어업에 종사하지 못함에 따라

생계수단으로 좁은 땅에 계단으로 논을 만들어 먹고 살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다랑논과 같이 경작이 힘들지만 당국의 지원을 받아 벼를 심어 수확하는 등 다랭이란 이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모든 가구가 민박이나 펜션 그리고 식당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골목마다 민박집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다랑논은 비탈에 계단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모두 면적이 아주 좁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논이라도 논을 헤아리는 숫자인 한 배미라고는 해준다. 

 

 

옛날 어느 농부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작업이 끝난 작은 다랑논의 숫자를 아무리 여러번 세어 보았지만  한배미가 부족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땅에 벗어 놓았던 삿갓을 쓰려다 보니 삿갓 밑에 논 한배미가 숨어 있었다고 하여 그 다음부터 작은 논을 삿갓배미라고 불렀다고 한다. 

 

 

남해도의 다랭이논을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위로 올려다 보아야 한다고 하니까

배를 타고 돌아보는 상품이 나온 것 같기도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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