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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순비기 꽃단장

 

 

 

순비기 꽃단장

 

바람을 빗 삼아 머리 빗어 넘긴 후

얼굴에 염분 가루 살짝 바르고

파도소리로 두드리다가

서둘러 햇볕으로 광을 내 본다

 

거울을 보고 싶지만

바닷물까지는 너무 멀고

돌밭 모래밭도 지나기 힘드니

한숨지으며 그냥 앉아 있을 수밖에

 

울지마라

눈물로 고운 화장 얼룩진단다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긴 여름 보내려면

많이 많이 참아야 한다

 

그리움이란 기다리는 것

파도에 튀겨 나온 물방울들이

검은 바위에 떨어지며  

멀리 있는 순비기 꽃에게 외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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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비기; 주로 제주도의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란다. 만형자, 풍나무, 단형만형 등의 명칭이 있다. 바람이 세고 햇볕이 강한 바닷가에서 줄기를 땅 위로 길게 뻗으며 낮게 자란다. 뿌리가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해녀가 물질하는 장면과 연관시킨 숨비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냥 순비기낭 또는 순북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두통, 안질, 귓병을 비롯해 타박상, 비염, 해열, 진통, 기생충 등 다방면에서 사용했다. 씨앗을 베갯속으로 사용하면 두통을 치료하고 지압 효과와 허리 통증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꽃말은 "보랏빛 그리움"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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