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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물동이 여인 물질경이





물동이 여인 물질경이/유유

 

가녀린 목은 태산의 무게를 이기고

섬섬옥수는 나뉜 우물의 몸부림을 달래며

돌부리에 치맛단 걸릴세라

걷는 듯 나는 듯

물동이 이고 가는 여인의 마음 조용히 흐른다

 

우물가 물 긷는 아낙들의 잠시 잠깐 수다가

어느새 죄스러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반성을 하면서도

물 한 방울 튈까

입에 문 똬리 끈에 힘을 더하게 된다

 

정지된 듯하면서도

쉼 없이 흐르는 물속에서 뽀얀 고개를 내민

물동이 여인 같은 물질경이

집안에 물 떨어지면 한숨 소리 높아질 터

제발 가뭄 오지 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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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경이; 논이나 도랑같이 물 흐름이 잔잔한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질경이 닮은 잎이 물속에서 잠겨있어 물질경이라 부르나 성격은 전혀 다르며 수차전이라는 이름도 있다. 줄기 없이 잎에서 물 위로 피는 꽃은 일일화나 한 달 이상 계속 피어난다. 한방에서는 용설초란 이름으로 화상 등에 썼다고 한다. 꽃말은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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