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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구럼비 소리 비웃는 까마귀쪽나무




구럼비 소리 비웃는 까마귀쪽나무/유유


천덕꾸러기 까마귀쪽나무가

갑자기 우상이 되고 보니 멋쩍은 헛웃음만 웃어대네

 

제주도 망나니 식물 중의 하나

구럼비라 불리며 바닷가 소금 바람 좋아하는 나무

길가에 천연덕스럽게 앉아 있거나

밭둑 돌담에 기대어 있거나

여기저기 혼자 또는 여럿이 아무렇게나 살아가고 있는 존재


새싹 나올 때 모습 신기해 관심 두고 보았다가

자랄수록 실망이 크다면서

할망 하시는 말씀

구럼비낭 가만 놔두면

앞뜰 뒤뜰 온 집안 뒤덮어 집을 몽땅 쓰러뜨릴 거라나

 

그랬었는데

갑자기 신비한 존재 되었네

나무란 말 사라지고 강정동 존귀한 바위로 만들어

이름을 하늘같이 섬겨주네

참으로 웃기긴 하지만

모른 척한다네

 

강정포구 사는 까마귀쪽나무

떼 지어 구럼비 바위 불쌍하다 외치는 소리

비웃어 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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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쪽나무; 제주도 바닷가에 자라는 상록 활엽 소교목으로 보통 구럼비, 구룬비, 구롬비, 구럼비낭이라고 부른다. 본래 구럼비 바위라는 말은 없었는데 강정동 해안 너럭바위를 구럼비가 자라는 곳이라는 말에 착안하여 제주해군기지반대 운동을 하는 집단에서 행동 기치의 구심체로 삼아서 "구럼비 바위"라는 허상이 생겼고 이를 여러 곳에서 인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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