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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길가 기다림의 고슴도치풀




길가 기다림의 고슴도치풀/유유


시간의 흐름을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에서 보고

바람의 땀 냄새에서도 느껴 보지만

기다림의 대상이 정해져 있다면 다른 것은 허망할 뿐


개미가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다

나비는 지그재그 잠자리는 오르락내리락

약이 오르니 심장이 터질 노릇이다


멀찍이 서 있는 달맞이꽃이 밤새워 기다리고도

불평불만 안 하는 줄 잘 알면서

안달해야 하는 고슴도치풀의 내공 수준이 안타깝다


기다리다 지쳐 발밑에 씨 떨구면

대를 이어 그 자리에서 여전히 기다려야 하는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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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풀; 산기슭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열매 겉에 작은 갈고리 같은 털이 많아 고슴도치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열매가 잎자루에 바짝 붙어 있어서 사람이나 동물들의 몸에 달라붙기 어려워 전파력이 약하다고 한다. 키가 커도 잡초 취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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