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
알몸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민망스런
그래도 진정성 있고
가식을 벗어버린
겨울 길
걸어가노라면
내 마음도 백지가 된다.
............................................
사진 해설; 신제주에 조성된 한라수목원의 산책길은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다. 시끌벅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막을 나타내는 고요함도 없다. 늘 적당함이 자리 잡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겨울철 눈이 오면 노루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을 벗겨내고 풀을 찾는 모습이 보이며 이따금 지나가는 주민들의 생기 있는 호흡 소리가 조용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