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추억에 우는 꽃무릇
세상의 모든 번뇌를 모아
꽃술 하나하나에 불사르고
사랑과 미움의 수레바퀴를 돌리며
바위 바라보고 참선 중이다
사랑에 평생을
아니 전생과 후생까지 바친 게
어찌 이 몸뿐이겠느냐 만은
억겁이 흘러가도 파계의 죄
씻을 수 없다는 사실 알면서도
피를 토하고 또 토하면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미운 사람과는 만나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는 헤어져야 한다는
그런 말이 왜 있어야 하는가
노을이 붉게 물드는 가을 저녁에
석산은 울음을 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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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땅속의 마늘을 뜻하는 돌마늘 또는 꽃무릇이라고도 한다. 핏빛 색깔의 꽃과 독성의 알뿌리 때문에 저승화, 지옥화, 장례화, 유령화로 불리며 불경, 탱화, 고승의 영정을 만드는 데 사용하려 절에서 많이 가꾸었기 때문에 피안화로도 불린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와 다음 해 봄까지 유지하다가 꽃대가 나오면 잎은 사라진다. 구근을 인후염과 편도선, 악창, 치루 등의 치료제로 사용했고 구토제로 썼는데 최근 항암제로 연구 중이다. 꽃말은 "슬픈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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