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기행문

계림으로 가족 여행 가다(2부 빛과 색의 향연)

해외 여행을 함에 있어 대부분 저가 관광을 하게 된다. 좋기야 많은 돈을 내고 고급 호텔과 명품 식당에 들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해외로 나가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없는 살림에 근근히 모아 놓은 목돈을 쓴다는 점을 의식해

가능한 돈이 적게 들어가는 싸구려 여행 일정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노팁 노옵션이라는 명분이 붙어 돈을 조금 더 내고 가는 상급 풀코스 금액의 관광편으로 계림을 가게 되었다.

우리는 참좋은여행사를 처음으로 이용했는데 이 여행사 역시 저가 여행사로 알려진 존재다.

 

아니나 다를까 인천공항에서 여행사가 확정 일정표라고 준 내용과는 다르게 현지가이드는 제맘대로 코스를 잡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림은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지형적의 영향으로 2월 중순임에도 만첩홍매가 활짝 피기 시작했다.

 

 

 

 

뗏목을 타고 이강유람을 한 후 은자암동굴에 들렸다.

실버케이브라고 하는 은자암동굴은 말 그대로 은을 상징하는 곳이란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 중의 하나라는 이 동굴은 금은의 부를 상징한다.

때문에 중국사람들은 이 동굴에 갖다오면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해 평생 부자로 산다는 칭송이 붙어 있다.

 

 

 

 

 

 

 

동굴에 들어가자 마자 요란한 색깔이 눈을 어지럽혔다.

자료를 찾아보니 작년 초만 해도 이정도 휘황찬란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어지러울 정도의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다.

 

 

 

 

 

 

 

 

은자암동굴은 석회암이 빗물에 녹아 형성된 전형적인 석회암동굴의 하나이다.

그런데 석회암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에 운모 계열의 광석이 많이 석여 있는 영향으로 은처럼 하얗게 반짝이는 빛을 낸다.

그래서 은자암이라는 명칭이 붙었고 조명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동굴 내부에 맑은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석순이 물에 반영된 모습은 한폭의 테칼코마니같은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빨강과 파랑의 단원색 중심으로 조명이 비추기 시작하더니 동굴을 점점 깊게 들어가면서 복합적인 색채가 나타난다.

석주의 표현과 동굴의 좁고 깊은 곳을 보여주려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환상적인 느낌을 갖도록 한 것 같았다.

 

 

 

 

 

 

 

 

 

 

 

 

 

 

 

은자암동굴은 다른 큰 동굴들과 달리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편이 아니었다.

머리를 숙이지 않을 정도로 보행로 주변의 바위들을 많이 잘라내고 약간의 경사도를 따라 올랐다가 정상으로 원위치 하게 된다.

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도 있고 거의 끝나가는 지점엔 사진 판넬도 붙어 있다.

 

 

 

 

 

 

 

 

 

 

 

 

 

 

계림에는 관암동굴도 있는데 본래 여행사가 제시한 관광코스에 들어 있었지만 확정표에는 빠져 버렸다.

여행사의 횡포였지만 항의조차 못했다.

관암동굴은 남성적이고 은자암동굴은 여성적이라고 한다. 관암동굴은 모노레일과 배를 타고 이동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양삭에 있는 은자암동굴은 돌아 나오는데 30분 정도 소요되는 작은 동굴이다.

 

 

 

 

 

 

 

은자암동굴이 작아도 관암동굴이나 풍어암동굴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누구나 은자암동굴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만큼 아기자기한 멋고 보석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어느 관광지나 다 그렇지만 나오는 곳에는 토산품 판매점이 마련되어 있지만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계림이라는 말은 계수나무의 수풀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계림과 양삭에는 가로수를 비롯해 여기저기 많은 곳에 계수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계수나무는  4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남부지방에 좀 있을뿐 그리 많이 눈에 뜨이는 수종은 아니다.

 

 

 

 

 

 

 

은자암동굴에서 나와 이동하는 중에 많은 산봉우리들을 볼 수 있었다.

계림에는 3만여개의 봉우리가 있기 때문에 계림과 양삭지역에는 어느 곳에서나 수많은 산봉우리를 보게 된다.

그 중 월령산이라는 곳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저 산에 올라 구명을 통해 양삭을 내려다보면 멋지게 보인다고 한다.

 

 

 

 

 

 

 

저녁을 일찍 먹은 후의 다음 일정은 인상유삼저 야간공연 관람이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건물은 실내 공연같은 느낌을 들게 하였다.

 

 

 

 

 

 

매표구로 만들어 놓은 큰 건물을 지나 밖으로 나가니 멋진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이곳을 공연 무대로 사용한다고 하니 천연적으로 만들어져 돈벌이로 활용되는 좋은 자연환경이 부러울뿐이다. 

 

 

 

 

 

 

 

 

막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물위에 배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어둡기 전에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동원되었나 보다.

 

 

 

 

 

관람객들도 점점 많이 몰려들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컴컴한 호수를 배경으로 물 위에 계림의 산수화가 펼쳐쳐 있다. 배의 반영 모습으로 잘도 만들어 놓았다.

공연 제목은 印象劉三姐라고 한다.

 

 

 

 

 

 

 

봉우리에 조명이 비춰진다.

자연을 무대로 활용한 진가가 여지없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밝은 달이 없어서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한 빛의 향연이 더욱 빛이 나는지 모른다.

 

 

 

 

 

 

 

 

 

불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왼쪽 한 구석에서 횃불이 나타나더니만 호수 여기저기에서 횃불이 켜지고 물 위에는 배가 나타나 공연에 착수하였다.

 

 

 

 

 

 

 

화려한 장면이 나타났다.

인상 유삼저란 공연 제목은 인상 시리즈 중 리강의 유삼저라는 말이며

유삼저는 유씨네 셋째딸을 뜻하는바

유삼랑이라고도 하는 어부의 아름다운 셋째딸이 지주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소수민족 출신 목동과 결혼한다는

이 지역 전설을 바탕으로 수상 오페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의 대형 공연 인상 시리즈는 장예모 감독을 중심으로 한 공연팀이 중국 정부와 합작으로 자연을 배경삼아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모두 5개의 작품이 있는데 항주의 인상 서호를 비롯해 차마고도 옥룡설산의 인상 려강, 하이난의 인상 해남도, 무이산의 인상 대흥포이다.

그 중에서도 인상 유삼저가 진기한 산봉우리와 호수를 이용했음에 따라 최고로 손꼽히며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인상 유삼저 공연은 양삭의 12개 봉우리와 호수를 무대로 삼아 5년 반만에 완성시켰다고 한다.

출연자들은 인근에 사는 어부와 농민 그리고 인근의 장족, 동족, 묘족 등 소수민족 680명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많은 어린이들도 공연에 참가하는데 이들은 공연을 위해 특별히 기숙사가지 만들어 연습을 시킨다고 한다.

입장료는 환율에 따라 차이가 나나 대략 5만2,000원쯤되며 매일 한번 공연에 3,000여명이 입장한다고 한다.

 

 

 

 

 

 

 

 

 

 

 

 

 

장예모 감독의 유씨네 셋째딸의 추억이라는 이 공연은 작은 농촌인 양삭을 일약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었다고 한다.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공연을 보기 위해 예매가 필수이고 성수기 대기자가 많을 경우에는 1일에 2회 공연을 한다고 한다.

 

 

 

 

 

 

 

 

 

 

 

 

은빛 조명옷을 입은 사람들이 호수에 설치한 배를 걸어 나오면서 몸짓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하여 공연은 끝난다. 

 

같은 유씨란 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주 감명 깊은 공연이라 생각되었다.

천연자연을 배경으로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는 중국의 수단을 굳이 욕할 필요는 없다.

하남시 등 일부 지자체가 시도는 하고 있지만 상당히 역부족인데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제주도 등지에 대형 공연을 만들어 관광수입을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