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가다가 잠시 멈출 때
유유
숨이 차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산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추어서서
뒤를 돌아다보고 싶은 때가 있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정녕 어느 곳인지 확인하고 싶고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지
정말 알 수 없게 느껴지기만 하는
그런 때인지도 모른다
길이 놓여 있어
그 길을 따라가야만 하고
옆으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기에
무의식적 발걸음 옮기며
그렇게 살아왔음을 확인할 뿐이다
산길 가다가 잠시 멈출 땐
호흡을 길게 하면서
팔과 다리를 몇 번 흔들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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