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문학/시-자연 2025. 5. 14. 민초 바람 앞의 풀밭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야 하는 것이 풀의 숙명 어찌 거역하랴 풀들이 무엇을 알리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어이 예측할까바람의 세기를 미리 알아서 뿌리를 더 깊이 고정시킬까그냥 사는 것이 사는 것 그렇지만 질긴 생명력바람이 아무리 때려눕혀도 굳건히 다시 일어서는 풀그래서 백성을 민초라 하기에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의 교훈이 되나 보다. 문학/시-야생화 2025. 3. 5. 중의무릇 중의무릇 참선 자세/유유 흔들린다 아직도 잡념이 많은 탓 속세의 인연을 끊기가 어찌 쉽겠느냐마는 마음공부 시작했으면 마귀부터 쫓아낼지어다 흔들린다졸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가부좌 굳게 틀고 허리 곧게 세운 후복식호흡법 따라 금강 단련 매진할지어다 흔들린다바람에 의한 자연현상흔들리는 모습은 외형에 불과할 뿐내면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참선 자세로구나. 중의무릇; 중부 이남 산과 들의 부엽질이 많은 반그늘에서 자란다. 햇볕이 많은 한낮에만 꽃을 피우는데 6개의 황색 꽃잎 뒷면에 녹색의 빛이 돈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정빙화라고 하여 심방질환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는 알기 어렵고 숲속의 노란 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꽃말은 "일편단심" 문학/시-야생화 2024. 11. 28. 갈대의 신세 갈대의 신세 빗자루 되어 방을 쓸어주고 발을 늘여 햇볕 조절 차가운 방바닥에선 돗자리로 봉사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플까억새처럼 환하지 못한 칙칙한 얼굴에물가에서만 살아야 하는 운명 풀도 나무도 바람 불면 모두 흔들리는데왜 갈대만 흔들린다고 하나 겨울철 찾아오는 철새들의 노는 모습 보며잠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문학/시-야생화 2024. 7. 26. 계곡이 좋은 좀비비추 계곡이 좋은 좀비비추 바람이 계곡에서 미끄럼 타고 내려올 때나무 잡고 한 바퀴 돌고 또 돌고요리조리 바위틈 사이 빠져나오는 자세좀비비추 재미있다 물만 그리 흐르는 줄 알았더니만바람도 곡선의 춤을 추고안개도 치맛자락 휘날리며 숨바꼭질하는당연히 이름 없는 계곡 비가 안 와 바닥은 말라가는데도 폭포 소리 들으려 귀 기울이던 좀비비추는방해하는 새소리에 심통이 나 혀를 살짝 내밀어 본다. 좀비비추; 한라산 숲속의 습기 많은 곳에 자라는 반그늘성 식물로 비비추에 비해 작아서 좀비비추란 이름이 붙었다. 7~8월에 한쪽으로 치우치는 연한 자주색 꽃을 피우나 가끔 흰색도 발견된다. 비비추 꽃말은 "좋은 소식, 신비로운 사랑' 문학/시-야생화 2024. 3. 25. 모래냉이의 막춤 모래냉이의 막춤 요래 흔들면 늘씬한 몸매 나오고 조래 흔들어대면 고향 생각 잊힐지 몰라 갈매기야 넌 왜 늘 같은 소리만 되풀이하고 파도야 넌 왜 알아듣기 어렵게 말을 해야만 하는가 노란 얼굴엔 우수만이 맴돈다 바람아 우리 같이 춤이나 추자 백사장 무대가 얼마나 넓고 훌륭하단 말이냐 억만 관중의 모래가 손뼉 쳐 주리라 검은 바위야 우리의 사연을 기록해 놓아라 언제 어디서 와서 어떻게 살아갔는지 낯선 땅 정붙이고 산다는 것이 왜 이리 어렵단 말인가 그냥 막춤이나 추어보자. 모래냉이; 미주나 호주 등지에서 바닷물에 떠밀려와 제주도 김녕해안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귀화식물로 냉이를 닮고 모래밭에서 자란다고 하여 모래냉이란 이름이 붙었다. 노란 꽃이 4~5월에 피는데 어떤 개체는 봄에서부터 여름 거쳐 가을까지 .. 문학/시-야생화 2023. 11. 27. 바닥에 엎드린 섬갯쑥부쟁이 바닥에 엎드린 섬갯쑥부쟁이 서 있기 어려우면 앉아야 하고 앉아서도 버티기 힘들면 엎드리자 자존심 세우다가 허리 꺾인 경험 되풀이하지 않는 것도 지혜라 하늘 멀어진 만큼 땅과 가까워지니 차갑고 거센 바닷바람은 원망이 반 감사가 반 바닷가 언덕에 엎드려서 일광욕하거나 절벽 바위틈에 기대 숨바꼭질하거나 올망졸망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작아진 키에 까치발로 파도를 보거나 섬갯쑥부쟁이는 바람이 오는 냄새 맡으면 자동적으로 흔들리며 막춤 춘다. 섬갯쑥부쟁이; 쑥부쟁이는 가을 들국화의 기본으로 쑥과 부쟁이(부지깽이나물)의 합성어라고 하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 17종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섬갯쑥부쟁이는 제주도 동쪽 바닷가에서 사는 갯쑥부쟁이가 키가 작고 바닥에 붙어서 자란다는 등 조금 다른 형태를 보임에 따라 새로.. 문학/시-야생화 2023. 9. 22. 돌콩의 곡선 돌콩의 곡선 하늘하늘 작은 바람에도 흔들흔들 가늘고도 연약하게 태어났기에 터득한 지혜 곡선의 미학을 함부로 논하지 말라! 작지만 예쁜 꽃/유유 돌콩만한 게 까불어 머리에 군밤 한 알 떨어지면 분하고 서운해했던 시절 있었지 작고 볼품 없기에 강하게 살아야 했고 줄기 뻗어 한 번 잡으면 태풍이 와도 끊어지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비록 작지만 예쁜 꽃 피우고 그럴싸한 열매도 맺을 것임에 야무진 일생의 상징물 되어 버렸다. 돌콩; 제주도 등 남부지역의 들녘에서 자란다. 가는 줄기가 2m까지 뻗으며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간다. 8~10월 간 나비 모양의 홍자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4~5개씩 피운 후 콩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작고 단단한 열매를 맺는다. 작지만 아름다운 생명력을 표현할 때 많이 인용된다. 콩알은 서목.. 문학/시-야생화 2022. 10. 17. 흔들흔들 큰비짜루국화 흔들흔들 큰비짜루국화 유유 하늘을 청소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허공을 모두 쓸어버리겠다는 것인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온몸을 방정맞게 흔들어대는 꼬락서니란 그게 아니고요 누구나 그렇듯이 가을엔 외롭답니다 그리움도 울컥 치밀기에 잠시라도 나를 봐달라고 몸부림치게 된다네요 그래서 소슬바람 핑계 대며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춤을 추게 되는 것이 오니 조금 거북한 모습일지라도 귀엽게 보아주시면 고마울 뿐이랍니다. 큰비짜루국화; 남아메리카 원산의 한해살이 귀화식물로 길가나 빈터에서 자라는 가을 들국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높이가 120cm 이상까지 자라서 비짜루국화보다 크다는 뜻을 의미하는데 우리 주변에 보이는 것은 대부분 큰비짜루국화라고 한다. 꽃이 지면서 갈색의 갓털(관모)이 달린다. “나 좀 봐주세요.. 문학/시-야생화 2021. 10. 13. 흔들리는 수크령 흔들리는 수크령 유유 어떠한 사연 있기에 무슨 서러움이 가슴 심하게 박혀 있기에 저토록 몸서리를 쳐야 하는지 줄기엔 강심을 품고 꽃술엔 날카로운 바늘을 촘촘히 매달아 누구를 상대하려는고 원한은 은혜로 치유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모질게 자란 슬픔이 지나가는 바람의 치맛단을 붙잡게 한다 다 잊자꾸나 길 가장자리에 떨어지는 창백한 달빛 머금고 가을의 향연이나 즐겨보자. 수크령; 강아지풀 비슷하나 훨씬 더 크고 줄기도 억세다. 가을이 되면 양지쪽 길가나 풀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매듭을 ‘그러매다'에서 그령(암크령)이란 말이 나왔고 수컷 같은 모습이라 하여 수크령으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외국어 발음 때문에 외래종이라는 오해도 받는다. 길갱이 또는 낭미초(이리의 꼬리 풀)라고도 부른다. 뿌리는 눈의 염증, .. 문학/시-야생화 2019. 12. 8. 갈대의 슬픔 갈대의 슬픔/유유 빗자루 되어 방을 쓸어주고 발을 늘여 햇볕 조절 차가운 방바닥에선 돗자리로 봉사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플까 억새처럼 환하지 못한 칙칙한 얼굴에 물가에서만 살아야 하는 운명 풀도 나무도 바람 불면 모두 흔들리는데 왜 갈대만 흔들.. 문학/시-야생화 2018. 11. 17. 갈대의 노래 갈대의 노래/유유 호수나 바다의 물가에 살고 있다네요 산에서 사는 억새와 다르지만 이름 같이 불러도 상관없어요 모양새가 비슷하다고 같은 인생 아니지만 나고 죽는 것은 별 차이가 없지요 바람과 친하지는 아니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바람과 더불어 사는 생명이니 바람 친구라 불러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