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2022. 10. 30.
추운 바닷가 덩굴모밀
추운 바닷가 덩굴모밀 유유 바다가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덩굴모밀은 기지개를 피며 꽃을 피운다 수면을 타고 온 찬 바람이 간지럼 태우며 바다가 조용해졌다고 알려 주면 눈과 귀를 열고 주변을 관찰하느라 정신을 집중시킨다 관광객들의 시끌벅적한 소리에 묻혀있던 작은 움직임이 들린다 게들이 반들반들한 몽돌 사이로 비켜가는 발자국 소리 감지되며 물결 따라 흔들리며 노는 조개들의 소꿉놀이도 보이고 헤쳐 모여를 반복하며 먹이를 잘게 부수어 먹는 새우들의 속삭임과 모래 속에서 길 찾기에 여념이 없는 갯지렁이의 콧노래도 들린다 바다가 더 차가워지면 덩굴모밀은 꽃도 피어 있고 열매까지 달고 있다 부드러운 파도와 포근한 모래 그리고 따듯한 해안은 이제 없다 갈매기가 찢어지는 소리 지르며 내려와 물고기 한 마리 물고 올라가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