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2022. 8. 7.
계곡의 선녀탕
계곡의 선녀탕 유유 한라산 심심산골 계곡의 맑은 물 바위 위에 개어 놓은 선녀의 날개옷이 펄럭이니 노루의 코가 벌렁벌렁 나무꾼에게 달려가 눈을 껌벅껌벅 그랬다는데 계곡엔 목욕탕도 남아 있고 노루도 여전하건만 보이지 않는 선녀 실망한 나무꾼도 폐업하고 도시로 갔는가 텅 빈 선녀탕 계곡의 물이 더러워졌기에 선녀가 내려오지 않을까 나무 뒤에 숨어서 엿보려는 등산객에게 노루가 침을 뱉고 지나가는 곳 기다리다 지친 등산객이 옷 입은 채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놀고 있는데도 저 아래쪽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 동네 물이 최고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