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2022. 5. 20.
신세 지고 사는 석곡
신세 지고 사는 석곡 유유 조금은 바위와 나무에 미안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어쩌랴 그렇게 살도록 태어난 것을 신세 안 지고 사는 존재가 있을런가 구름은 하늘에 신세 져야 떠 있고 강물도 땅에 신세 지며 흘러가고 있는데 나무 의지해 사는 것이 무슨 허물이랴 인간은 삼라만상에게 신세 지고 태어나 흙으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여기저기 온통 신세투성이로 살다 가면서도 그 고마움을 잊고 살지 않는가 바위와 나무에 붙어사는 석곡은 세상이 다 그런 것이니라 하면서도 조용히 꽃문을 열어 놓고 신세 진 주변의 동식물들에게 향기를 주고 있다. 석곡; 깊은 산 속의 바위나 고목에 붙어사는 착생란 중 하나이다. 줄기에 마디가 있고 5월에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꽃을 피우는데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품격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