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디카시
2022. 3. 11.
웃픈 오해
웃픈 오해 모진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언제나 꿋꿋하며 사계절 늘 푸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늠름한 자태의 나무 아니다 피가 빨려서 이미 죽은 지 오래되었는데도 악마 덩굴이 계속 감고 괴롭힐 뿐이다. 상록성 덩굴식물인 송악은 다른 나무를 타고 오르면서 수많은 공기뿌리(기근)를 나무 기둥에 붙여 양분과 수분을 빨아들임에 따라 나무가 죽기도 하는데 죽은 나무를 완전히 감싸고 있으면 살아 있는 나무로 오해를 할 수밖에 없다. 주변의 나무 대부분이 서어나무 등 상록이 아닌 낙엽지는 나무들인데 상록성인 송악이 전신을 감고 있으면 낙엽 활엽수가 겨울에도 늘푸른나무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