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2021. 11. 20.
억새밭 꽃길
억새밭 꽃길 유유 참으로 아름다운 길만을 걸어왔지요 돌부리도 피해 이제껏 순탄한 삶을 살아오면서 새품의 꽃길인 줄 몰랐어요 하늘하늘 잎사귀에 살짝만 스쳐도 피가 나오고 부드러운 풀잎 끝에 닿기만 해도 따가운 줄 미처 모르고 지나쳤지요 종점까지 계속해서 모르고 걸었으면 좋겠어요 꽃가루가 눈물을 흘리게 하지도 않고 코와 입에 들어와도 비타민이 되면 좋겠어요 하얀 손 흔들면 환영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솜털 날리면 색종이 뿌려주는 것으로 알면서 마냥 억새밭 꽃길을 걷고 싶어요. 억새; 산과 들의 한해살이풀로 ‘억세고 질기다’라는 의미가 있으며 바닷가나 습지의 다년생 갈대와 구별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부드러운 듯 보이지만 잎 가장자리에 자잘하면서도 날카로운 톱니를 숨겨두고 있다. 새품이라 불리는 억새꽃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