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2021. 11. 4.
만리향 금목서
만리향 금목서 유유 사악한 아름다움이여 어느 여인이 이토록 독한 마력을 지녔을까 목석같은 마음도 녹게 만드는 향기의 여왕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간처럼 줄기 타고 엉금엉금 기어서 접근하는 개미 하늘을 날아서 찾아오는 벌과 나비 땅속을 파고드는 지렁이 아주 꽃 속에 숨어 사는 총채벌레까지 마구 꼬인다 꼬여 금빛 유혹만으로도 넘어가기 충분하거늘 묘한 향기로 최면을 걸어 버리니 칭찬을 받아야 할까 원망을 들어야 할까 늦가을의 샤넬 꽃. 금목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상록성 작은키나무로 늦가을에 꽃을 피우는데 흰색 꽃이 피는 은목서와 대비되어 등황색 꽃이 핀다고 하여 금목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향기가 진하고 멀리까지 퍼져서 만리향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진하고도 달콤한 향기로 인해 온갖 벌레가 달려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