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꽃밭 가꾸기
형형색색 차려입고
밝은 미소 지으며 크게 입 벌린 합창단 앞에서
지휘자 손 얼어버렸네
바지만 군복입고
상의는 제멋대로인 앉은뱅이 군대를 내려다보며
장군은 한숨만 쉬네
광주리에서 쏟아져
여기 저기 흩어져 버린 영롱한 구슬들을
언제 다 꿰야 한다냐
뜨거운 뙤약볕에서
땀 흘릴 줄 모르고 기다림만 지속하니
야속할 때도 있다
아침에 피었다가
한 나절만 보내고 그것을 만족해 하다니
바보같구나
가련한 순진이란
꽃말 때문에 시골 척박한 땅에서 살다가
아주 사라지겠더라
유유 시집 <습작노트> 속에서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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