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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질긴 인연의 실거리나무

 

 

질긴 인연의 실거리나무/유유

 

옷자락 고리 걸어 놓지 않을 때

그제서야 어어 하다가

피부가 찢기고 피가 흐르니

아차 하고는

그녀의 존재를 인정해준다

 

모른다 무관하다

발뺌하지 말라

비록 그대가 몰랐다 하더라도

그녀 곁에 있었기에

인연이 만들어졌다

 

길게 빠져나가는 실밥 바라보며

한갓 옷을 아까워하고

가시 찔려 따끔하는 작은 고통에도

나무에 인상 쓰는 인간이

어찌 업보를 벗어날 수 있으랴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오랜 기다림의 갈고리에 걸린

주어진 숙명이니

상처 덧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냥 흙이 되어야 한다.

 

 

 

 

                   * 고사리를 꺽을 때나 약초를 캘 때 주변에서 갑자기 가시로 공격하는 것은 바로 이 실거리나무

 

[실거리나무]

주로 남부지방의 해안가나 낮은 숲에서 자라는 덩굴성 낙엽관목이다. 띠거리나무 또는 살거리나무라는 말도 있으며

생약명으로는 해열 진통제로 쓰이는 열매를 지칭하여 雲實이라고 쓴다 한다.

가시가 낚시 바늘처럼 안으로 오그라져 있어 옷이나 살에 걸릴 때 빼기가 어렵다. 동물들도 털과 살을 찢기우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죽이 두껍거나 작은 산짐승들도 무서워하는 존재라 한다.   

꽃은 황금빛의 노란색이 5-6월에 화려하게 피지만 가깝게 접근해서 안 되는 이유가 된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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