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제주마
유유
요즈음 말의 꼴이 말이 아니다
한 때는 제주 땅에서
종횡무진 섭렵했고
하늘을 우러러 호령도 했었는데
말이 이런 모습 보여야 하나
전쟁터에서 장수 모시고
용맹함을 뽐내야 하는데
관광객 태우고 절뚝거려야 하다니
이것도 말이 안 된다
수레를 끌고 농사일 도우며
생산 위해 큰 역할 해야 함에도
경마장 오락기구로 전락하다니
더더욱 이건 말이 할 짓이 아니다
쓸데까지 써 먹다가
이젠 고기로도 먹히고
화장품과 비누까지 되어야 하나
원래 제주땅의 주인이었던
말은 매우 슬프다
그래서 슬프게 울부짖는다
머리를 흔들며 땅을 차기도 한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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