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중화(雪中花)/유유
그대 마음은 눈 속의 꽃이요
곱게 피었지요
차가운 듯 보이면서도 정열을 숨기고
안으로 갈무리하네요
쉽게 접근하지 말라 하심에
그대의 그림자라도 되고 싶어요

그대 의지는 눈 속의 꽃이요
굳게 피었지요
차디찬 대지를 녹이는 열정을 갖고서
고독을 갈무리하네요
그대 옷자락을 부여잡고서
혹한을 견딘 절개 묻고 싶어요.

눈을 뚫고 피는 꽃
산과 들에 정말로 그런 꽃이 있을까
역경을 이기고 멋진 삶을 맞이한다는 상징물
그래서 이른 봄일런가

설중화란 말
꿈을 그리는 소설과 그림에 주로 등장하였고
노래도 있었는데
향수까지 나타났다고 하더라

눈 속에서는 꽃이 피어나지 못한다
어쩌다가 일찍 꽃을 피웠는데
늦은 봄눈이 내리다 보니 그냥 설중화가 되어
찬송의 대상

철없는 눈 때문에 때아닌 추위에 떨면서도
고고하다는 말을 들으면
조금은 쑥스러워
슬쩍 눈치 보는 봄꽃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