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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문

알프스 답사 3

 

스위스 체르마트

 

프랑스의 샤모니에서 출발하여 스위스로 가는 날의 아침 날씨는 매우 좋았다.

구름이 산 중턱 낮게 깔려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었으며 멀리 설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욱 빛나게 하였는데

그것이 문제가 될 줄이야!

 

 

스위스의 산간 마을인 체르마트에 도착해보니 냇물이 많이 흐르고 있었다.

집들도 높은 건물 없이 예전의 목조 건축물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었으며

아주 작고도 조용한 그런 동네 분위기를 풍겼다.

 

 

체르마트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일찍 마테호른이 가장 가깝게 보인다는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혹시 악천후로 운행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고 하여 무조건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달려가서 타고 올라가게 되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5분가량 올라가면서 주변의 설산 경치를 잘 감상하였고

2번 갈아탄 후 마테호른이 가장 잘 보인다는 높은 종점(해발 3,883m)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헉 소리가 나왔다. 심한 눈보라로 앞이 전혀 안 보이고 추위도 엄청나서

빨리 문 안으로 다시 돌아들어 와야 했다.

 

 

마테호른의 큰 바위 모습은 못 보았지만 높이 올라간 보람은 있었다.

우리는 사람들을 따라서 빙하 속에 파 놓은 얼음 동굴에 들어가게 되었다.

 

 

얼음 동굴을 따라 가면서 군데군데 놓인 얼음 조각 작품도 볼 수 있었고

어느 곳에서는 아이들 용 빙하 속 미끄럼틀도 보게 되었다.

 

 

동굴 내부를 조금 걸어 다니다 보니 역시 얼음 속이라서 추위를 느끼게 되었기에

조각품 몇 곳 살펴보고 난 후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나와서 다시 내려오는 차편을 타게 되었다.

 

 

케이블카를 두 번째 갈아타는 지점에 작은 산간 마을이 있었는데,

잠깐 살펴보니 그야말로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스위스 <초원의 집>이 보였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역이라는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전망대에서 내려와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다.

비싼 드레블 패스를 사놓았으니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를 타게 되었다.

 

 

전기 톱니바퀴로 된 열차를 9.3km 거리 동안 아주 천천히 33분 정도 타면서

주변의 경치를 잘 감상하게 되었는데 멀리 설산을 담는 카메라만 바쁘게 되었다.

 

 

산악열차는 높이 3,100m의 고르너그라트 전망대까지 올라갔는데

그곳 날씨는 좋아서 주변이 잘 보였다. 저 멀리 아래쪽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빙하가 흐르는 모습도 보이고

빙하 속의 파란 웅덩이도 보였다.

 

 

그런데 조금만 올려다보면 구름으로 인해 전혀 산봉우리 모습들은 안 보였고

더더욱이 체르마트의 정상은 물론 어렴풋한 흔적조차 살펴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참 기가 막힌 날씨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테호른이 가장 잘 보인다고 하는 사진 촬영 장소엔 사람들이 몰려 기념 촬영을 하긴 했지만,

그냥 설산의 모습만 담아 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전망대에서 추위를 느껴지기 시작하여

내려가는 열차를 타고 체르마트로 돌아왔다가 숙소가 있는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마테호른이 이렇게 보여야 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체르마트 어느 곳에서나 마테호른이 잘 보인다고 했는데

우리는 어느 곳에 가더라고 마테호른은 물론 다른 산봉우리도 전혀 볼 수 없는 날이었다

(사진은 인터넷 홍보용 가져온 자료)

스위스의 알프스 중 다른 산인 융프라우 역시 동일하다고 하여 가는 것을 포기하고

다음날 바로 이탈리아로 직행하게 되었다. 

 

<해발 3,000m에서 꽃이 핀, 고르너그라트 암벽에서 본 이름 모를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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