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수로의 물봉선
나를 건드리지 마
뭐 뭐라고
지가 뭔데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냐
제발 와서 만져 달라고 해도 접근하기 싫은
차가운 물가에 사는 주제에
웃기고 있네
꽃 보기 어려운 겨울철에 분홍빛 좀 밝힌다고
자만심이 대단한가 본데
얼음 맛을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걸
그런데 물이 얼지 않는 지역의 수로에 살고 있으니
참 그렇기는 하다만
요즘 세상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하지!
물봉선; 봉선화 또는 봉숭아의 원조이면서 토종이라고 하는데 보통 8~9월에 산이나 들녘에서 꽃을 피운다. 그런데 서귀포의 대왕수천 수로 주변엔 겨울철에도 풍성한 꽃을 볼 수가 있다. 물봉선으로 손톱에 물을 들일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궁금하기는 하다. 영명인 “Touch me not”을 같이 쓰는 것은 봉선화나 물봉선이나 잘 익은 열매가 손 대면 톡하고 터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꽃말도 모두 똑같은 의미이다.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질 정화 물박하 (58) | 2024.12.17 |
---|---|
추운 해안의 덩굴모밀 (50) | 2024.12.16 |
산감국이라는 말 (55) | 2024.12.12 |
사랑의 열매 죽절초 (50) | 2024.12.09 |
철모르는 애기달맞이꽃 (58) | 2024.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