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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감국차 한 잔 마시며

 

 

감국차 한 잔 마시며

 

 

감국으로 만든 차를 입술에 대면 

성난 파도를 다림질한 바다로 바꿔 버리는 오감을 느끼게 한다 

 

 

 

 

국화로 만든 차가 코 가까이 오면

물안개 피어오르는 잔잔한 호수가 눈가에 펼쳐진다

 

 

 

 

감국으로 만든 차가 혀끝에 달 땐

구름 이불 위에 누워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

 

 

 

 

국화차 향기 귀에 전해지면 

젖먹이 아기의 여린 숨소리 들을 수 있다

 

 

 

 

감국으로 만든 차의 온기가 손끝으로 감지되면

들녘에서 서리를 몇 번이나 맞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들국화로 만든 차를 눈으로 마시면

꽃에 얼마나 많은 벌이 다녀갔는지 셈을 하게 된다

 

 

 

 

국화로 만든 차는

영혼과 육신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시켜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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