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향기의 백서향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따스한 햇볕이 비추든
남녘 바닷가 산기슭에서
봄의 문턱을 지키는 백서향은
겨울이 끝나기도 전에 입을 벌려 향기를 뿜기 시작한다
잠결에 향기를 맡게 되면
꿈속인 양 비틀거리며 백 리를 따라가야 한다고 하고
상서로운 향기이기에
사방 천 리에 걸쳐 펼쳐져야 한단다
노란 미소 살짝 비추는 듯한
뽀얀 얼굴의 새색시가
깊은 숲속에서 마치 꿈 같은 사랑에 취한 양
상기된 채 향기 풍기며
봄을 준비하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제주백서향; 천리향으로도 불리는 서향의 일종으로 흰 꽃이 피는 백서향은 우리나라 및 일본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종으로, 제주도가 원산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본래 동백동산 지역에 가장 많고 남쪽 곶자왈 지역에서도 자생하였다. 그러나 구좌 곶자왈에는 드문드문하고 저지 곶자왈 입구에는 남채 처벌 경고문이 붙어 있을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질병에 잘 견디는 야생 식물이고 열매가 익으면 독을 발산하는 존재임에도 곶자왈 인근 가정집이나 공원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꽃말은 "꿈속의 사랑"
<눈 대신 비가 온 곶자왈에서>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철 각선미 (65) | 2024.02.15 |
---|---|
덧없는 사랑 변산바람꽃 (54) | 2024.02.11 |
일찍 눈 뜨는 흰털괭이눈 (68) | 2024.02.03 |
설련화(雪蓮花) (68) | 2024.01.30 |
매화와 동박새 (67) | 2024.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