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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마음 빨래

 

 

마음 빨래

 

 

마음도 빨아서 쓸 수 있을까나

매일 매일 저녁엔 그날의 더러워진 마음을 꺼내

조심스럽게 빨래판에 비벼 빤 후

밤새도록 말렸다가

다음날 다시 가슴에 넣어 깨끗이 사용하게 되면

늘 아름다운 사회가 될 터인데

 

 

 

 

하긴 이젠 씻어야 할 마음조차 없기에

빨래판은 여기저기 깨어진 채 창고에 들어가 버리고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이란 빨 수 없는 미움뿐

정말로 마음을 씻는 곳이 따로 있다면

정이란 세제도 풀어 넣고

사랑이란 빨랫방망이로 두드려도 보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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