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빨래
마음도 빨아서 쓸 수 있을까나
매일 매일 저녁엔 그날의 더러워진 마음을 꺼내
조심스럽게 빨래판에 비벼 빤 후
밤새도록 말렸다가
다음날 다시 가슴에 넣어 깨끗이 사용하게 되면
늘 아름다운 사회가 될 터인데
하긴 이젠 씻어야 할 마음조차 없기에
빨래판은 여기저기 깨어진 채 창고에 들어가 버리고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이란 빨 수 없는 미움뿐
정말로 마음을 씻는 곳이 따로 있다면
정이란 세제도 풀어 넣고
사랑이란 빨랫방망이로 두드려도 보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