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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취하면 생각나는 부용

 

 

 

취하면 생각나는 부용

 

땅을 뜨겁게 달구었던 태양이

내일 다시 오마 하고 떠나갈 때면

시원한 바람이 손을 흔들어 주고

하늘도 정육점 조명을 켜니

술꾼이 안주 걱정 시작한다

 

웬수 같은 태양이 내일 다시 와

등짝에 콩을 볶아 대든 말든

지금은 달 친구 있는 하늘이 좋아

그대 한잔 나 한잔 나누다 보니

어느새 술잔은 구름 되어 버렸다

 

술은 왜 잊혀진 사람을 부르는가

유행가 가사가 내 처지 된 것 같고

빛바랜 편지가 생각날 때쯤 되면

알 수 없는 중얼거림 튀어나오니

부용이 있는 곳에 가보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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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 무궁화와 비슷하나 무궁화보다 꽃이 크고 가지가 초본이다. 일제 강점기에 무궁화가 대한민국의 꽃이라 하여 말살정책을 펴자 만주의 독립군은 대신 부용을 보고 애국심을 가꿨다 한다. 제주도의 서귀포지역에서 자생하는 부용이 꽃도 크고 풍채도 좋다. 부용은 성천지방의 시서에 뛰어난 기생 이름이기도 하지만 흰색에서 붉게 변해가는 모습을 비유해 술에 취했다 하여 취부영이라는 용어까지 붙었다. 한여름에 꽃이 피어 가을 하늘을 맞이하는 존재이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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