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침묵
유유
결코 먼저 나서서 남을 해친 적 없는데
무섭다는 오해
구차스러운 변명이 필요할까
꽃을 보호
새순도 보호
귀한 자식인 열매도 보호
온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수단이건만
무슨 일만 나면 가해자로 의심
부르르 떨린다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서도 피해를 볼 땐
화산 같은 분노가 왜 없으랴만
가느다란 덩굴에 묶여서도 반항하지 않는
침묵의 존재.
<산유자나무의 가시>
# 위에서 부터; 산유자나무, 도깨비가지, 두릅나무, 호자나무, 꾸지뽕나무, 아까시나무, 산유자나무